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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nology

ToF 센서가 뭐길래? 삼성 갤럭시 노트 20은 빼고 애플 아이폰 12는 넣는 전략?

by SuperRich 2020.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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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의 스마트폰 중 최고 플래그십 라인업이라 할 수 있는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최신작 "갤럭시 노트 20"의 출시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2020년 8월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디자인이나 각종 스펙, 탑재된 기능이나 가격 등 다양한 유출 정보와 루머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그중에서도 "ToF센서"의 탑재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대체 ToF센서가 무엇이고, 삼성은 왜 이전에 출시된 제품에 들어 있던 센서를 최신 스마트폰에서, 그것도 다 때려 넣어줘도 모자랄 플래그십 모델에서 빼려고 하는 것인지? 다른 제조사들은 점점 더 ToF 센서를 추가하는 추세인데 왜 세계 선두 기업인 삼성은 빼려고 하는 것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ToF 센서가 뭐길래?

 "ToF"는 Time of Flight의 줄임말로, ToF센서는 적외선(IR)을 방사하여 피사체에 반사되어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하여 사용자와 피사체간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입니다. ToF 기술은 멀리 떨어진 피사체 간의 거리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고 비교적 구현 방법이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어 조선, 항공 등 대형 제조업 분야나 토목, 건축 등의 분야에서 3차원 형상을 측정하거나 거리를 측정하고 토지를 측량하는 등의 목적으로 사용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인공위성 레이저 추적 시스템(SLR), 레이저 고도계(laser altimeter), 인공위성이나 비행체 간 거리 측정 등 항공 우주 분야에서도 사용되고 있는 기술입니다. 

ToF 센서가 탑재된 갤럭시 S20 울트라 카메라 스펙 (출처 : 삼성 모바일 프레스)

 이런 고도의 기술이 스마트폰에 탑재된 이유는 무엇이고 어떻게 사용되고 있을까요? ToF 센서는 피사체와의 거리를 빠르고 정학하게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광학, 카메라 분야에서도 많이 사용됩니다. 스마트폰의 카메라도 웬만한 콤팩트 카메라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며 점점 고사양화 되어가는 것이 트렌드이기 때문에 ToF센서까지 탑재되고 있는 것입니다. 갤럭시 S20 시리즈에 처음으로 ToF가 탑재되기 시작하였으며, 스마트폰의 ToF는 동영상 촬영 시 피사체와의 거리를 측정하여 촬영하고자 하는 피사체 외에 멀리 있는 피사체나 배경을 흐리게 표현하는 '보케(Bokeh) 효과'를 가능하게 합니다. 보케 효과는 아웃 포커스(Out of focus)와도 유사한 또는 동일한 의미로 사용됩니다. 일반적으로 보케는 배경의 빛을 흐리게 하여 착란원(Circle of confusion)을 만드는 효과를 지칭하기도 합니다.

 보케 효과 외에도 ToF센서는 기능은 AF(Auto Focus)를 보조하기도 합니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카메라 센서가 점점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초점거리가 길어지고 자동초점을 잡기가 기술적으로 어려워지는데 ToF센서가 AF(Auto Focus)를 보조하여 좀 더 정확하고 빠르게 초점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ToF 센서는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를 구현하는 필수 부품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증강현실은 카메라를 이용하여 인식된 주변 환경에 가상의 요소들을 결합하는 형태로 만들어집니다. 이 역시 카메라를 이용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피사체와의 거리나 피사체의 형상을 정확히 측정하는 기술이 요구되고 이런 기술에 핵심적인 부품이 ToF 센서인 것입니다.


2. 삼성은 빼고 애플은 넣고?

 삼성은 애플보다 먼저 갤럭시 S20 시리즈에 ToF센서를 탑재하여 이를 활용한 기능들을 구현하였으나, 차기작인 갤럭시 노트 20에서는 ToF 센서가 빠질 것이라는 루머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애플은 삼성보다 한발짝 늦었지만 최근 출시된 아이패드 후면 카메라에도 ToF 센서를 적용하여 향상된 증강현실 기능을 강조하였으며, 곧 출시 예정인 아이폰 12 에도 ToF 센서를 탑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정망하고 있습니다. 아직 갤럭시 노트 20이나 아이폰 12 모두 출시 전이라 정확한 것은 제품이 출시되어봐야 알 수 있겠으나, 왜 이런 전망과 루머들이 나오고 있는 것일까요?

 

1) 안 쓰는 것은 빼고, 장점은 살리고!

 삼성은 갤럭시 노트 7에 최초로 '홍채 인식'기능을 탑재하였으며 이후 갤럭시 S9 시리즈까지 홍채인식 기능을 탑재하였으나, 사용자들의 활용률이 떨어진다는 분석 하에 갤럭시 S10 시리즈부터는 과감하게 이를 빼고 일명 '펀치홀'디스플레이로 불리는 디자인적 요소를 더욱 배가시킨 모델을 출시하였습니다. 이처럼 삼성은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사용자들의 니즈는 떨어지고 원가 상승의 요인이 되는 기술은 과감하게 빼고 다른 장점을 살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번 갤럭시 노트 20 출시를 앞두고 ToF 센서가 탑재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도 이런 삼성의 전략 때문입니다. ToF 센서는 앞서 설명한 대로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는 기술이지만, 갤럭시 S20 시리즈 사용자들이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은 현재로서는 영상 촬영 시 보케 효과밖에 없으나 이것 마저도 제대로 활용하는 사용자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보케 효과는 굳이 ToF센서를 탑재하지 않아도 소프트웨어적으로 충분히 구현 가능한 기능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활용도는 떨어지면서 탑재되는 부품 중 상당히 높은 비중의 가격을 차지하고 있는 ToF 센서를 굳이 탑재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 판단했다는 예상입니다.

 또한 갤럭시 S20 울트라의 카메라의 경우 고화소 대형 이미지 센서를 탑재하여 보다 정확한 AF를 위해 ToF센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지만, ToF센서가 탑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AF문제로 상당한 진통을 겪고 판매량에도 악영향을 미쳤던 사례가 있습니다. 때문에 노트 20에는 S20 울트라와 같이 무리한 고화소, 고사양의 카메라를 탑재하기보다 최적화가 잘 된 S20 / S20+ 수준의 카메라를 탑재하고 ToF 센서를 제외하여 원가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는 정망도 있습니다. 이런 루머는 100배 줌이 탑재된 S20 울트라와 달리, 노트 20에는 S20+ 수준의 50배 줌이 탑재될 것이라는 루머와 함께 신빙성을 얻고 있습니다.

 

2) 증강현실(AR)에 대한 다른 분석.

 삼성과 애플이 ToF 센서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는 것은, 두 회사가 증강현실(AR)에 대해서도 다른 전망을 갖고 있는 것이라 예측할 수 있습니다.

애플 아이패드 프로의 증강현실(AR)에 대한 설명 (출처 : 애플)

 앞서도 언급했지만 애플을 최근 출시된 아이패드에 ToF센서를 탑재하였을 뿐 아니라 광고에서도 향상된 증강현실 경험을 강조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애플 글래스'로 추측되는 AR 글래스(안경)에 대한 애플의 특허가 최근 공개되고 애플 글래스의 생산에 관한 소식들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를 바탕으로 곧 출시될 아이폰 12에도 ToF센서는 탑재될 것이며, 애플은 증강현실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계속해서 공략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반면에 삼성은 AR시장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증강현실(AR)은 IT 업계를 이끌 유망 기술로 기대와 관심을 모았으나 최근 AR관련 스타트업 기업들이 연이어 파산하고 있을 뿐 아니라, AR의 활용과 보급이 예상과 달리 부진하자 관련 사업에 투자를 하던 대기업들도 점차 발을 빼고 있는 추세입니다. 세계적 음향 기기 제조 기업인 보스(BOSE) 역시 AR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으나 기기 개발 포기를 선언하고 관련 직원들도 보스를 떠난 사례도 있습니다. 또한 수많은 거대 IT 기업들이 거액을 투자한 AR 전문 기업 매직 리프(Magic Leap)마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지난 4월에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AR기기 판매를 중단하고 직원을 대거 해고하였으며 향후 산업용 AR 기기만 생산하겠다고 밝힌 바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 삼성 역시 증강현실 시장의 성장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이는 ToF 센서를 제외하는 이유가 되었을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과연 삼성의 전략이 맞을지, 애플의 전략이 맞을지 지켜보면 재미있는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


 갤럭시 노트 20 시리즈에 ToF센서가 탑재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사를 읽고 저도 나름대로 관련 내용을 찾아보고 의견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을 보태자면, '기왕이면 없는 것 보다는 있는 것이 당장은 쓸 일이 없어도 나중에라도 좋은 것 아니냐' 하고 생각할 순 있느냐, 심하게 비싸지고 있는 플래그십 스마트폰들에 당장 필요치 않은 부품이나 기능을 제외하고 가격을 낮추는 것 또한 좋은 전략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진짜 ToF 센서를 뺀다면, 하나를 빼는 만큼 다른 장점을 더욱 살려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에 삼성의 갤럭시 노트 20 시리즈의 출시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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